연구실/연구단 탐방

정재훈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식물생화학 연구실
정재훈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메일 Jhjung19@skku.edu

연구실 개요

식물생화학 연구실(Plant Biochemistry Laboratory)는 2019년 3월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에 문을 열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오믹스 기반 생화학/분자생물학 연구를 통해 식물 온도센서를 동정하고 온도인지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백질과 RNA 분자, 그리고 단백질-단백질 혹은 단백질-RNA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다양한 신호전달 물질이 연구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지구적인 기온상승은 식물의 생장과 발달, 분포, 다양성 등의 많은 방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온에 취약한 감자의 경우는 점차 크기가 작아지고 있고, 쌀과 밀 같은 작물의 수확량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생태계에서의 식물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지구온난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은 바로 식물이 어떻게 온도를 인지하고 반응하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도는 빛과 함께 식물의 생장과 발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외부환경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식물의 온도인지메커니즘은 밝혀진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식물 온도센서는 적색광을 인지하는 광수용체 단백질로 알려진 피토크롬(phytochrome)이 유일합니다[1,2]. 과연 어떤 생체 분자가 온도센서로 기능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온도센서는 어떤 작용기작을 통해 식물의 온도반응성을 결정하게 될까요? 식물 온도센서와 그 작용메커니즘을 찾는 식물생화학 연구실의 연구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1. 단백질 상분리 현상을 통한 식물 온도인지 메커니즘 연구

물 속의 기름처럼, 세포 내 단백질 혹은 RNA 분자의 농도가 어느 이상으로 증가하면, 자발적으로 주변과 분리되는 상분리(phase separation)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수용액 상태에서 발생하는 막이 없는 형태의 응집체(membraneless compartment) 형성과정을 liquid-liquid phase separation (LLPS)라고 합니다. 상분리는 국소적으로 물질의 축적을 유발하여 반응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불필요하거나 유독한 물질을 격리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상분리 현상은 세포 내 거의 모든 조절 기작에서 관찰이 되고, 최근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나, 식물 온도반응성과 관련된 상분리 조절 기작은 거의 연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림 1. 단백질 상분리 과정은 가역적이고, 상분리는 유도하는 농도 임계치는 온도에 의해서 크게 조절될 수 있습니다. 식물 온도반응성 조절에 관여하는 다수의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상분리 현상을 보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온도관련 분자가 어떠한 단백질 혹은 RNA분자와 상호작용하는 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Prion-related domain (PrD)이나 intrinsically disordered region (IDR)을 지니는 단백질이 유독 상분리가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4]. 상분리 현상이 온도에 의해서 물리화학적으로 조절되는 것에 착안하여, 식물 내 PrD나 IDR을 지니는 단백질의 상분리를 연구하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개념의 식물의 온도인지기작을 제시해 보고자 합니다 [그림1]. 유전자 전사(transcription), 번역(translation), 그리고 그렇게 생성된 mRNA, 단백질 분자가 핵공을 통해서 핵과 세포질 사이를 이동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상분리 개념은 매우 유용합니다. 단백질 상분리는 mRNA 분자와의 상호작용도 중요하기에, 온도와 관련된 단백질-RNA 복합체 형성 역시도 중요한 연구테마가 될 것입니다.

2. 온도표시 케미컬에 의한 온도인지 메커니즘 연구

동물에 비해 훨씬 다양한 케미컬이 합성이 되고, 이를 이용한 신호전달 기작이 발달되어 있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해 보면, 식물의 온도 인지 과정에 특정 케미컬의 농도과 분포의 변화가 중요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해 보았습니다. 온도표시기로 기능을 하는 케미컬이 존재하고, 식물은 이 분자의 양적인 변화를 감지하여 온도의 높낮음을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요?
  다양한 활성산소물질(ROS)가 온도신호를 매개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ROS 중에는 일산화질소(nitric oxide)와 같이 표적단백질에 결합하여 그 활성을 조절하는 것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림2]. 작은 온도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케미컬을 동정하고, 작용기작을 규명할 수 있다면 기존의 연구와는 전혀 다른 온도인지기작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케미컬을 감지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의 개발로 연구를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림2. 온도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농도와 분포가 달라지고, nitric oxide (NO)라는 활성산소물질처럼 수많은 표적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케미컬이 존재할까요?

3. 애기장대를 이용한 식물 온도 연구

식물생화학 연구실에서는 모델 식물은 애기장대를 이용하여 식물 온도인지반응 기작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애기장대의 다양한 온도표현형 중, 등배축(hypocotyl) 길이와 개화시기의 변화를 주로 관찰하고, 이와 관련된 조절기작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림3]. 애기장대는 유전학 연구가 수월한 모델 식물이기에 생화학/분자생물학 기법으로 규명한 작용기작은 반드시 돌연변이체나 형질전환체 간의 교배를 통한 유전학적 분석을 통해서 검증되어야 합니다.

그림3. 온도가 증가할수록 등배축은 더욱 길어지며, 꽃 피는 시기는 크게 앞당겨집니다.

애기장대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연구실이 장주기의 빛 조건과 22-23도의 온도조건 하에서의 표현형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단주기 빛 조건에서 저온(12~17도) 혹은 고온(27~28도)에서 돌연변이체를 관찰하게 되면, 예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표현형을 관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이미 잘 알려진 기작이라 하더라도, 온도조건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새롭게 해석할 수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식물생화학 연구실은 3명의 대학원생과 1명의 학부 연구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식물을 사랑하는 연구자들에게도, 그리고 식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연구를 하고 싶은 모험심이 강한 분들께도 식물생화학 연구실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식물 온도인지반응성 연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031-290-7013, jhjung19@skku.edu).

참고문헌

  • [1]

    Jung JH, et al. (2016) Phytochromes Function as Thermosensors in Arabidopsis. Science 354(6314): 886-889.

  • [2]

    Legris M, et al. (2016) Phytochrome B integrates light and temperature signals in Arabidopsis. Science 354(6314):897-900.

  • [3]

    Fang X, et al. (2019) Arabidopsis FLL2 promotes liquid-liquid phase separation of polyadenylation complexes. Nature 569(7755): 265-269.

  • [4]

    Powers SK, et al. (2019) Nucleo-cytoplasmic Partitioning of ARF Proteins Controls Auxin Responses in Arabidopsis thaliana. Mol Cell 76(1): 177-190.

연구실 단체 사진 및 구성원

연구실 단체 사진 및 구성원 이름 (왼쪽부터) 백수정 (석사과정), 김솔비 (석박통합과정), 정재훈 (지도교수), 박경호 (석사과정), 이장원 (학부생, 석박통합과정 진학예정)

저자약력

  • 1998-2002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학사

  • 2003-2008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학박사

  • 2008-2012

    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사후 연구원

  • 2012-2019

    University of Cambridge, Sainsbury Laboratory, 박사후 연구원

  • 2019-현재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