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면역은 병원균 감염에 대한 방어작용을 담당합니다. 감염 초기에 면역세포는 비자기(non-self)로 인식한 병원균에 대해 비특이적 반응을 일으키지만, 병원균 조절에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인체 방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면역학에서는 이를 선천성 면역(innate immunity)이라고 하며 종종 자연면역이라고 일컫습니다. 선천면역 반응의 시작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는 것인데, 선천성 면역 세포는 이러한 기능이 특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이 인식 작용으로 발생하는 면역 조절 인자의 발현은 차후에 발생하는 후천성 면역(adaptive immunity)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선천면역에 관여하는 세포에는 대식세포(macrophage),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 그리고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등이 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비만세포(mast cell) 역시 선천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만세포(mast cell)는 한글 이름을 통해 추측되는 인체 비만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습니다. 이 비만세포는 인체의 알레르기 반응, 즉 제1형 과민반응(type I hypersensitivity response)을 유발하는 세포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균 감염 시 선천면역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본 실험실에서는 이러한 선천면역에서의 비만세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만세포(mast cell)는 각종 장기, 피부(그림1)뿐만 아니라 혈관 주변에 존재하면서 주변 염증 반응을 직접 및 간접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만세포는 병원균 혹은 보체단백질(complements), 항균 펩타이드(antimicrobial peptide) 등에 의해서 활성화되며, 이로 인해 과립(granule)을 세포 밖으로 분비하는 과립분비작용(degranulation)을 합니다(그림1). 이에따라, 과립(granule)에 저장된 염증 유발 물질 및 사이토카인(cytokines)이 항균 작용과 추가 면역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궁극적으로 감염에 대한 방어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비만세포(mast cell)는 다양한 종류의 병원균 감염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그림2와 같은 면역 조절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 실험실에서는 비만세포(mast cell)의 더 구체적인 선천면역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의 모델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국소 감염에 속하는 요로감염입니다. 요로감염은 한국에서 매년 150만명의 환자들이 병원 진료를 필요로 하며, 상대적으로 재발성 감염률이 매우 높은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환자들의 80%가 요로감염대장균(uropathogenic E.coli)에 의해 감염되지만, 인체 면역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재발성 감염이 높은 이유에 관한 연구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특히, 이 병원균과 선천면역 세포들과의 상관관계 연구는 최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광 조직을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으로 관찰을 하면, 비만세포(mast cell) 외에 수많은 선천성 면역세포들이 분포하고 있습니다(그림 3). 방광 기저막층 (lamina propria)에 분포하는 선천성 면역세포들이 감염 시에 세균들과 어떠한 영향을 주고 받는지, 숙주 상호작용에 관한 면역학적 측면의 연구가 미비합니다.

  일반적으로 감염 시에 면역세포들은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병원균들의 침투 및 증식을 억제하지만, 만성 방광염의 경우 세균의 병인 유발 요인으로 인해 지금까지 밝혀진 기전과는 다른 면역 반응들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방광 감염으로 인한 병인 유발 요인과 면역세포의 상관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궁극적으로 방광염 뿐 아니라 다른 만성 세균 감염의 치료를 위한 밑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방광염의 치료는 대부분 세팔로스포린계와 플루오로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항생제 내성이 강한 세균들은 재감염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유럽 및 미국에서는 방광염 치료를 위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몇 개의 제품들은 이미 임상을 통한 검증 단계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개발된 방광염 백신들은 항원에 대한 항체의 효용성이 낮을 뿐 아니라, 세균의 병원성을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 유도 능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방광염의 치료제로서 항생제만큼의 효과를 지니면서 항생제의 부작용을 없앤 백신 연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본 연구실에서는 항체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백신 첨가제(vaccine adjuvant)가 방광염 백신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생쥐 모델을 이용하여 검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백신 투여 경로를 피하층 대신 점막층 투여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점막층의 항체 생산의 극대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방광염 백신 전략들을 바탕으로 하여 방광염 치료에 획기적인 개선을 유도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본 연구실에서 집중하고 있는 주제는 전신 감염에 속하는 패혈증입니다. 패혈증은 현대 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10-35%에 해당하는 사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패혈증은 초기 세균 혈증(bacteremia)에서 후기단계로 진행되면서 환자의 사망률이 35%로 증가하는 심각한 질병입니다. 이렇듯 패혈증은 다른 감염성 질병보다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특히 감염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지니고 있을 때 그 위험성은 아주 높아집니다. 병리학적으로는 인체가 병원균에 감염되었을 때, 선천성 면역세포의 급격하고 과도한 염증반응이 패혈증의 주요 병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패혈증에 관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병리학적 기전을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패혈증에 관한 연구들은 단핵구(monocyte)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있고, 특히 혈액내 반응이 주된 연구 대상이었습니다. 반면에 혈관 주변에 존재하는 다양한 선천면역 세포의 역할(그림4)에 관한 그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지 못했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혈관 주변의 선천면역 세포들이 패혈증의 조절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비만세포(mast cell) 및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 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천면역 세포가 패혈증 발병의 원인 세포임을 밝히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장기에 분포하고 있는 비만세포(mast cell)의 급격한 활성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 및 분석하고, 생체 내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만세포 특이적 신호 전달 현상을 연구함에 있어서는 과립구막(granule membrane)에서 발생하는 특정 단백질 효소의 인산화 여부가 세포의 활성화에 중요한 요소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위와 같은 두 가지 질병을 면역 병리학적인 측면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기초 연구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계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과 세포 실험을 병행하여 진행하면서, 모델 시스템의 한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결과들을 도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실에서 밝힌 기초 연구 결과들이 임상 연구로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그 간격을 줄이는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 [1]

  Mast Cells for the Control of Mucosal Immunity. Hae Woong Choi, Brandi Johnson-Weaver, Herman F. Staats, Soman N. Abraham. Mucosal Vaccines. 2020. Chapter 13. Page 213-228.

• [2]

  Why Serological Responses during Cystitis are Limited, Hae Woong Choi, Soman N Abraham, Pathogens, 2016, 5, 19

연구실 구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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