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분자세포 생물학회(KSMCB)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11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열렸다. 작년 2020 KSMCB는 예정과는 다르게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었기 때문에, 2019년 이후 COVID-19에 의해 대면으로 학회에 참석한 것은 오랜만이었고, 특히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점에 있어 설레었다. 다만, 큰 학회인 만큼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라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되었다.

제주 ICC에 도착해보니 방역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출입구에 체온 측정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고, 같은 건물에 면세점이 있어 외부인 출입이 잦을 수도 있는 환경임에도 안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들어갈 수 있는 공간 모두 인원 제한이 있었고, 심지어 포스터 전시하는 공간조차 인원수 제한이 걸려있으면서 학회 참여 인원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게 통제되고 있어서 온전히 학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었다. 그만큼 방역에 대한 준비가 철저히 되어있다는 점에 대해 이 글을 빌어 이번 학회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등록을 마치고 처음 들은 주제는 Pioneers in Cancer Research였다. 약학을 전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Cancer에 관한 주제는 쉽게 지나칠 수 없었고, talk들의 제목을 봤을 때 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다루는 것 같아 참석하게 되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talk은 UNIST 조윤경 교수님의 liquid biopsy chip에 관한 내용이었다. 암환자 개별적 특성에 따른 personalized medicine을 사용하기 위해 그 환자의 single circulating tumor cell(CTC) 또는 CTC cluster를 따로 분리해내는 키트를 개발하고, 그 키트에서 on-disc ELISA 등을 바로 진행함으로써 손쉽고 정확한 개인 암세포의 특성을 알아내는 방법이었다. 해당 분야에 대해선 아는 바가 거의 없지만, 암을 더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해 각자 달리 처방을 내려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은 전통적인 항암 치료에 사용하는 항암제에 비해 훨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흥미롭게 들었다.

두 번째 날에는 전공과 가장 유사한 topic인 Convergence and Crossover in Structural Biology이 있었다. Cryo-EM이 talk들의 주된 주제가 되었고 Crystallography에서의 단점 중 하나인 static state에 대한 정보만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dynamics에도 접목시키고 genetics에도 접목시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가장 단백질 구조 규명 영역에서 뜨거운 감자인 AlphaFold2의 개발자 중 한 분이었던 서울대학교 Martin Steinegger 교수님의 강연이 인상 깊었다. AlphaFold2는 DeepMind에서 개발 후 현재 opensource로 배포된 누구나 사용 가능한 훌륭한 프로그램인데, 여태 이 프로그램의 구동 방식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talk을 통해 간략하지만 어떤 순서로 구동되며 가장 큰 time-consuming point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AlphaFold2를 기반으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개발 중인 Colabfold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고, 그 외에 단백질의 sequence를 통해 인접한 아미노산 잔기의 interaction이나 해당 아미노산이 가질 수 있는 각도 등을 통해 fold가 어떻게 일어날지 예상하는 데 사용하는 Foldseek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학회 talk들 외에 회사 부스, poster presentation들에서도 흥미로운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회사 부스를 돌아다니며 어떤 제품인지 설명도 듣고 경품 당첨의 꿈을 안고 stamp를 받기도 했다. 덕분에 처음 보거나 잘 모르는 기기에 대해 어떤 기기인지, 특징이 어떤 점이 있는지 듣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학회’란 같은 분야이건 다른 분야이건 모여 자신의 연구주제를 이야기하고 서로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조언을 얻거나 조언을 줄 수 있는 배움의 장이라 생각한다. KSMCB는 분자생물학과 세포생물학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는 학회이기에 짧은 기간에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좋은 학회라 생각해왔다. 그리고 2021 KSMCB 역시 학문의 발전 방향과 정도, 새로운 연구 범주가 어떤 것도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아주 훌륭한 학회였다.

이번 2021 KSMCB는 여느 때와 같이 경품 추천 시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쉽게도 경품에는 당첨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험실에서 혼자 배울 수 없는 소중한 내용들을 짧은 시간에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은 그 어떤 경품보다 좋았다. 2021 KSMCB 개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주신 저의 지도 교수님이신 한병우 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교수님들께 감사드리며, 학회를 위해 해외에서 먼 길을 와주신 여러 연사님들, 그리고 학회를 참여해주신 모든 연구자님들께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내년 2022 KSMCB는 COVID-19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학회로 개최되어 모든 사람들이 연구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 나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