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park75@wku.ac.kr
우리 연구실은 2015년 3월에 식물발달생리학 (Plant Development & Physiology Laboratory) 연구실이라는 이름으로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학교 자연과학대학에서 문을 열었다. 우리 연구실은 연구원들에게 정말 필요한 식물유전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먼저, 전북에 우수한 농작물 연구 인프라를 이용하여 미래형 작물개발에 필수적인 작물 재배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다수의 가지과 작물에서 형질전환이 가능한 프로토콜을 정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가지과 작물에서 유용형질을 증진시키는 유전자 편집 연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또한, 우리 연구실은 대학원생들이 창의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연구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원생들이 1년 동안 기초적인 연구기술 (형질전환, 유전자 클로닝, 식물재배 및 수확) 습득과정을 마치고 나면, 반복적인 실험들인 genomic DNA와 plasmid DNA 분리, 유전자 클로닝, 형질전환, 식물재배 등을 연구실 소속 연구원들이 주문을 받고 대신해서 실험을 진행해 주고 있다. 게다가, 가까이 위치한 정부 출연 R&D 연구소와 적극적인 교류를 통하여 식물에서 유용물질 분리, 유전체서열 분석, 식물유전자원 분양 등을 손쉽게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연구실은 학생들이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고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선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의 주된 연구주제는 식물이 보유한 표현형적 활용범위에서 가장 최적화된 양적형질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식물의 적응과 육종과정에서 선택되는 유용형질은 자연에서 만들어진 유전적 다양성에서 기인하는데, 이들이 어떻게 작용하여 자연환경 또는 인간이 요구하는 환경에 가장 유용한 표현형으로 나타나는지 많은 유전연구가 보고 및 정리되고 있다. 이들 유용 유전형질들은 연속된 표현형질로 측정할 수 있는 “양적형질”로 설명 할 수 있는데, 가장 최적화된 양적형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적형질 결정인자의 발현양 조절, 단백질의 기능적 활성도 조절, 단백질 복합체의 활성도 조절을 구현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우리 연구실에서는 기능유전체 기반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여 해당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토마토, 고추, 감자 등과 같은 가지과 작물에서 수확성을 결정하는 양적인자들을 분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신유전공학기술로 다양한 발현과 활성도를 가진 기능적 변이들을 개발하여 최적화된 수확성을 구현할 수 있는 유전변이들을 선발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야생토마토의 작물화 과정에서 꽃받침 크기와 꽃대가지 발생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밝히고 유전공학적으로 수확성을 조절하는 잡종강세 유전자 조합을 개발하였다. 우리 연구의 우수성은 2017년 Cell 지의 표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그림 1)[1].
작물의 종자개발에서 잡종강세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형질개선법이다. 1930년대에 최초로 옥수수에서 잡종강세가 이용된 이후 지속적으로 잡종강세유발을 위한 순종라인과 교배라인을 개발하여 잡종강세형질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유전학적, 분자학적으로 잡종강세를 설명하는 데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 우리 연구실은 잡종강세를 유전학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는 모델 중에 하나인 초우성 유전모델을 유전학적 근거로 삼고 초우성 유전과 다수확성을 연관짓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초우성 유전”은 양친 부모로 부터 받은 두 개의 대립인자가 이형접합 유전자형의 조합을 이룰 때 우성형질을 나타내는 유전을 말한다. 이는 진화적으로 우성적인 양적형질을 나타내면서 집단에서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는데 유리한 유전방법이다. 특히 수확성을 결정하는 형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유전자에서 발생된 변이들이 초우성 유전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긴 시간의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초우성 형질을 보이는 유전자 조합이 단일 유전변이의 선택으로 유전이 될 수도 있다. 이는 고정된 유전형이 자손에게 고른 형질을 전달하여 집단 내에서 선택 고정의 진화를 이루게 된다.
우리 연구실은 토마토의 줄기 성장에서 초우성 유전으로 수확성을 증진시키는 sft/+의 기능적 변화가 잡종강세에 미치는 이유를 분자학적 그리고 유전학적으로 설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FT (Single Flower Truss)는 토마토의 개화촉진 호르몬 단백질로써 14-3-3 SSP (Suppressor of SP)와 복합체를 이루고 개화 결정인자의 발현을 촉진한다. 이 복합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존재하게 되면 복합체의 기능에 변화가 있어날 것이고, 이 복합체의 기능적 변화는 상대적으로 100% 효율에서 0%의 효율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표현형적 범위로 나타날 것이다 [2]. 이를 유전학적 용어로 Dominant Negative Effect 또는 Dosage Sensitivity/Effect 로 정의할 수 있는데, 작물의 양적형질을 결정하는 인자들의 표현형적 영향을 다양한 범위의 유전적 형태로 응용해 볼 수 있는 유전학적 논리를 제공해 준다. 해당 논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토마토의 꽃대가지 결정인자의 양적형질을 다양화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S (compound inflorescence)의 이형접합자 (s/+)가 발생된 꽃대가지 수의 최적화를 이룰 수 있고, 결국에는 토마토의 수확성 증진을 이룰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꽃대가지 결정인자들의 단백질 복합체를 이루는 유전자들의 변이 조합인 j2 ej2/+이 다수확성 꽃대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우리 연구실은 줄기생장점이 꽃을 만들기 시작하는 전환점인 개화시기가 지연된 돌연변이들을 확보하여 개화시기와 줄기성장과 연관성을 밝히고, 돌연변이들이 나타내는 수확성(양적형질)의 증감이 현격히 구분되는 돌연변이 라인들을 선별하고 있으며, 맵기반 유전자 클로닝으로 돌연변이 동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개화활성단백질 복합체를 구성하는 유전자들에 진화적으로 발생된 자연변이들을 확보하고 변이간 교배조합을 표현형 별로 스크리닝하여 개화활성단백질 복합체 변이가 나타낼 수 있는 투여량 효과가 수확성(양적형질) 증감의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가능한 분자생물학적 근거들을 제시해 오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다수확성 초우성 유전형질은 토마토의 개화활성에서 양적유전형질과 연관성이 있으며, 꽃대가지에서도 가지 발생의 정도에 따라 수확성이 결정되는 양적유전형질이 잡종강세의 초우성 유전을 설명하는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우리 연구실은 TomaToma로 부터 70라인 이상의 개화지연 돌연변이를 분양 받아서 유전적으로 고정된 돌연변이를 개화시기별로 구분하고, 이들의 분포가 수확성에 미치는 영향을 sft/+ (초우성유전형)과 SFT 단백질 복합체 변이조합 등과 비교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화시기가 현재의 재배종보다 약간 늦어진 돌연변이가 줄기성장도 같이 약간 늦어지게 되고 수확성도 증진됨을 우리가 밝힌 바 있다 (그림 2)[3]. 이는 토마토 품종에서 최고의 수확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개화전이 포인트를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야생토마토의 작물화 과정에서 일장길이를 인지하고 개화시기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밝히고, 유전공학적으로 수확성을 조절하는 유전변이를 개발하여 단기간에 최대의 효율을 나타내는 유전자원을 소개하면서 우리 연구가 Nature genetics지에 소개되었다 [3].
초우성 유전과 양적형질을 매칭하는 연구에서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하여 유전적으로 고정된 라인들 개발하는 연구도 우리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양적형질을 결정하는 인자의 프로모터에 유전자 가위로 많은 결실 돌연변이를 유발하여 발현량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으며, 양적형질 결정인자의 단백질 복합체를 규명하고 복합체 구성원 간에 인위적으로 유발된 돌연변이들의 유전학적 조합을 유도하여 다양한 범위의 양적형질을 구현하면서 유전적으로 고정된 라인들을 선발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하나의 형질전환벡터에 최대 8의 sgRNA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여 양적인자의 프로모터를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켜서 발현량을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음을 보고한바 있으며, 단백질 복합체 구성유전자에도 동시에 8개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그림 3). 또한, 줄기성장과 꽃대구조를 결정하는 인자의 CDS에 결실/삽입 돌연변이와 염기서열 치환 등을 다양하게 유발하여 줄기성장의 다양성과 꽃대가지 구조의 다양성을 유발하고 이들을 이용하여 최적의 수확성을 나타내는 돌연변이 동형접합을 표현형적으로 선발할 수 있다 [4].
![그림 3. 양적형질결정인자 프로모터 편집을 통한 양적형질최적점 스크리닝 모델] 출처 : Rodrigues et al., 2017 Cell의 그림을 수정 편집함](/webzine/1909/include/img/sub/lab_img03.png)
토마토는 남미 안데스 지역의 야생토마토에서 유래되었는데, 멕시코 아즈텍에서 요리용으로 처음 사용되다가 16세기 콜롬버스에 의해 처음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그 이후에 유럽에서는 좀처럼 먹거리로 사용되지 않다가 17세기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육종과 요리재료로 다시 왕성히 쓰이기 시작하게 되었으며, 18세기에 이러러 영국에 의해 북미로 토마토가 전해지게 되고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한 육종과정을 거치면서 아주 다양한 토마토 종들이 개발되어 전세계적인 규모로 농가에서 재배 및 판매되고 있다.
이와 같은 야생토마토의 재배종화는 약 500년의 세월이 걸렸지만, 유전자 편집기술과 같은 현대 생명과학기술은 인간에게 유용한 야생자원들을 유용한 작물로 단시간에 육종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은 토마토에서 활용 가능한 분자생물학적, 유전공학적 기술들을 국내 야생자원에 적용하고자 진화적, 유전적으로 토마토와 가까운 야생종인 가지과 야생종이면서 전통적인 약용식물들을 국립생물자원관으로부터 분양받아서 해당자원에 대한 유전체 정보를 최신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기술로 해독하고, 유전체 범위로 유전자들을 명명(annotation) 함과 동시에, 형질전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형질전환 기술로 유전자 편집벡터를 국내 야생가지과 자원에 도입하여 토마토의 재배종화에 사용된 유용형질 유전자들을 직접 편집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용 유전자로는 CLV3, WUS, ER, S, SP, GAME4 등이 있으며, 이들은 토마토의 열매크기, 줄기성장, 이차대사산물 생산에 필요한 양적형질 결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우리 연구실에서는 야생자원에 진화적인 상동유전자 (orthologue gene) 를 편집하여 다양한 양적변이들을 유발하고 여기서 나타나는 양적인 우성형질들을 선발하는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국내 자생 야생까마중의 조직에서 발현되는 mRNA의 정보를 나타내는 RNA seq reads의 염기서열 정보를 바탕으로 까마중의 발현체 유전자를 분리할 수 있었으며, 6배체로 알려진 까마중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RNA seq정보와 통합하여 까마중 유전자 전체를 성공적으로 명명하였다. 이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토마토의 중요 양적형질유전자들의 상동유전자를 분리 할 수 있었으며, 일반적으로 4개 이상의 상동유전자 카피가 존재함을 증명했다.
이는 양적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는 유전학적 범위가 이배체보다 적어도 2개 이상 증진되며 양적형질의 차이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까마중에 형질전환 기술을 토마토보다 월등히 빠르게 형질전환체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였고, 유전자 편집 벡터도입으로 까마중에서 유용 양적형질 유전자들을 다양한 형태로 변이를 유도하고 토마토 육종에서 미처 구현하지 못한 형질의 다양성을 개발 및 정리하고 있다 (그림 4).
요약하자면 우리 연구실은 토마토에서 초우성 잡종강세를 나타내는 유전자를 동정하고 초우성 인자의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를 기초연구로 수행하고 있다. 응용분자생물학적 접근으로는 초우성 인자의 프로모터에 다양한 변이를 유발하고, 단백질 결합체가 기능적인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여, 결합체 구성원 간 변이들에 의해 나타내는 dominant negative 효과를 이용하여 최적의 우성 형질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토마토에서의 육종기술과 유용형질 인자의 분자생물학적 기능들을 응용하여 국내자생 야생가지과 자원의 재배종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은 근연종에서 표현형, 재배 방법, 종자 수확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으며, 형질전환이 가능한 야생종은 토마토 양적형질의 상동유전자를 찾아서 유전자 가위로 변이들을 만들고 가지과 야생종에서 신품종을 개발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Soyk S, et al. (2017) Bypassing Negative Epistasis on Yield in Tomato Imposed by a Domestication Gene. Cell 169(6):1142-1155 e1112.
Park SJ, et al. (2014) Optimization of crop productivity in tomato using induced mutations in the florigen pathway. Nat Genet 46(12):1337-1342.
Soyk S., et al. (2017 ) Variation in the flowering gene SELF PRUNING 5G promotes day-neutrality and early yield in tomato. Nat Genet. Jan;49(1):162-168.
Rodriguez-Leal D, et al. (2017) Engineering Quantitative Trait Variation for Crop Improvement by Genome Editing. Cell 171(2):470-480 e478.
경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이학사
경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이학석사
경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이학박사
Cold Spring Harbor Lab, 포스닥연구원
원광대학교 자연과학대학, 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