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2020년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리라고 생각했다. 많은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그들이 공적인 장소에 배치됨으로써 ‘로봇’이라는 기술이 점점 우리에게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2020년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생명과학과 생명과학 연구의 중요성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작년에도 경암바이오유스캠프에 참가하여 매우 좋았기 때문에 나는 올해도 강연에 꼭 참여하고 싶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각 국가들은 감염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하여 입국 거부 또는 입국 후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나는 한국입국이 어려워 경암바이오유스캠프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인가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온라인 강연으로 진행한다는 안내의 메일을 받고 매우 기뻤다. 생명과학이 중시되는 올해에 우리나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생명과학의 전문가님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연구는 바로 섬모에 관한 강연이었다. 교과서에서는 섬모를 원생생물의 이동수단 정도로 취급하여 별로 중요한 듯한 언급은 없었다. 예전에 책에서 우리의 코와 기관, 기관지 등에 섬모가 위치하여 이물질을 걸러내고 밖으로 배출한다는 것만 읽은 적이 있어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섬모에 관한 강의에서 섬모가 중추 기관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듣고는 매우 깜짝 놀랐다. 또한, 이물질을 걸러내는 섬모가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으면 많은 질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충격 그 자체였다. 아직 단순한 기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섬모는 베일에 쌓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 섬모가 대체 어떤 기관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관한 비밀이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16회 경암바이오유스캠프 온라인 강연은 아주 훌륭했다. 온라인 강연에서는 작년과 달리 많은 전문가분들의 강연을 모두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나는 지금 일본에서 고등학생 대상의 게이오 대학의 글로벌 사이언스 캠퍼스 강연 등에도 참가하고 있지만 올해 일본의 강연의 대부분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것이어서 아쉬운 생각이 들었었는데, 경암바이오유스캠프를 통해 코로나 이외의 현재 생명과학의 훨씬 광범위한 내용과 그 연구 경과를 알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일본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후성유전학’에 관한 강의가 그 예이다. 이번 경암바이오유스캠프를 통해 후성유전학이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주로 연구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이를 통해 나의 사고가 더욱 확장되고, 후성유전학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제16회 경암바이오유스캠프가 열리기 얼마 전인 경암 송금조 경암문화재단장님께서 7월 21일 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다.
‘학업에서의 한 명의 낙오자도 없어야 한다는 말씀은 감동이었습니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바이오유스캠프에 참가하게 해주신 경암 송금조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