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태생리학 연구실(Pathophysiology Laboratory)은 2020년 9월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에 설립되었으며 다양한 질병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새로운 바이오마커와 치료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2011년에 설립된 인제대학교 약학대학의 생물의약품연구실이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으로 이전하면서 새롭게 오픈되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병태생리학 연구실에서는 질병의 원인, 발생기전, 진행과정을 연구하여 질병의 특성을 파악하거나, 비임상시험모델을 구축하여 낮은 독성과 높은 약효를 지닌 새로운 치료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연구를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 질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신규 타겟을 발굴하고 이를 바이오마커로 제시하거나, 각 질병에 적합한 세포 및 동물 질병모델을 구축하고 질병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는 유효물질의 작용기전과 약리독성을 연구합니다. 이러한 비임상 연구들은 질병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을 계획하는 데 기반이 되기 때문에 병태생리학 연구실은 기초연구와 임상시험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타겟을 규명하는 것은 신약 후보물질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병태생리학 연구는 신약개발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종양미세환경은 암세포 주위에 혈관, 면역세포, 섬유아세포, 골수유래 염증세포, 림프구, 신호전달분자, 그리고 세포 외 기질 등 다양한 세포 및 구성요소로 둘러싸인 복잡한 세포환경을 나타냅니다. 이 환경 속에서 암세포는 다양한 신호인자 방출, 신생혈관 촉진, 그리고 말초 면역관용 등을 유도하여 미세환경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암의 이종성과 다양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과거 항암제 개발은 종양 미세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주로 암세포 자체의 증식 억제와 사멸 유도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항암제 내성 문제와 암의 재발 문제가 계속 발생해왔습니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미세환경을 조절하여 암의 발생, 성장, 진행, 그리고 전이를 조절하는 접근법은 암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예방하는 전략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종양미세환경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암혈관은 종양 조직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는 혈관이며, 종양 세포는 이를 통해 혈류를 증가시켜 필요한 영양소를 획득하거나 먼 곳으로 이동해 전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종양의 혈관은 정상혈관보다 구불구불하고, 혈관을 구성하는 구조 조직이 많이 파괴되어 체액이 누출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1]. 때문에 항암제나 T세포를 포함한 면역세포들이 종양까지 정상적으로 도달하지 못해 항암치료 효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치료에 거의 반응을 하지 않는 종양을 ‘Cold Tumor’라 합니다. 반면 항암 치료에 대해 활발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치료효과가 높은 종양을 ‘Hot Tumor’라 합니다. 종양의 미세환경을 적절히 조절하면 치료 반응성이 낮은 종양(Cold Tumor)을 반응성이 높은 종양(Hot Tumor)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혈관 정상화 및 이와 관련된 종양미세환경의 조절은 종양의 비정상적인 혈관을 정상화함으로써 산소공급을 통해 면역세포의 재프로그래밍을 유도하고, 면역세포의 종양조직내로의 침윤을 증가시키며, 항암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략입니다.
본 연구실은 인간 질병을 모방하는 세포 및 동물 질병 모델을 이용하여 암혈관의 이상성을 규명하고 혈관정상화 신규분자를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혈관 연구에는 혈관 내에서 특이한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형질전환 제브라피쉬 모델[Tg (Fli1a:EGFP)]과 마우스에 종양 세포를 이식하는 xenograft 모델을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두 모델로 혈관벽세포(Pericyte) 커버리지 완화와 혈관의 투과성 회복에 관련된 종양 혈관의 정상화 과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들을 통해 암혈관을 직접적으로 저해하거나 암혈관을 정상화할 수 있는 약물이나 새로운 타겟분자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종양 혈관의 누출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형광이 표지된 염색시약을 종양이 있는 마우스에 주입하여 그 누출정도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최근 홍삼에 포함된 사포닌(Ginsenoside Re)이 암혈관에서의 누출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벽세포 커버리지를 복구함으로써 암혈관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보고하였습니다 [2, 그림 1]. 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망막증과 황반변성과 같이 비정상적인 혈관이 특징적인 안구혈관질환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성 망막증 모델에서 결합단백질인 nerve injury-induced protein 1 (Ninjurin 1, Ninj1)이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혈관 누수를 증가시킴을 규명하여 Ninj1을 새로운 혈관정상화 타겟으로 제시하였고, 이 신규 타겟을 miRNA125a-5p로 제어하면 비정상적인 혈관을 정상화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3, 그림 1]. 따라서, 본 연구실은 암이나 당뇨병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혈관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전략을 도출하고자 합니다.
최근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높아지면서 대기 중의 유해요인에 점막이 노출되어 손상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기를 통해 안구나 호흡기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유해요인은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미세입자와 납, 카드뮴과 같은 유해금속이 대표적입니다. 점막시스템은 안구, 호흡기, 구강, 위장 등에 존재하며 외부의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의 침입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몸을 보호하는 1차 방어 체계로써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막이 유해요인에 의해 손상되면 안구건조증, 폐렴, 천식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화되어 다른 질환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손상된 점막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유해요인으로부터의 체내 손상을 최소화하고 면역을 증진시켜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하는 전략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4]. 본 연구실은 유해인자 중에서도 미세입자와 유해금속에 의한 점막 손상에 초점을 맞추어 점막시스템을 안정화 및 향상시키는 전략을 도출하고자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는 주요 공기오염물질로 직경에 따라 구분되는데 직경이 2.5 ㎛보다 작은 것을 초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2.5)라고 합니다 [5]. PM2.5는 머리카락 두께의 1/20 수준으로 크기가 작기 때문에 안구 표면과 각막, 그리고 눈물막에 침투하여 건조증과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 플라스틱 제품의 분해과정에서 만들어지는 2차 미세플라스틱은 땅과 바다에서 분해되고 마모되어 크기가 점점 더 작아질 수 있으며, 수질과 대기를 순환하여 광범위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편입니다. 분해와 마모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의 크기가 점점 작아질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커지는데, 특히 입자 크기가 0.2 μm 이하인 경우 체내 조직 및 기관으로 흡수되어 국부적 면역체계 이상 및 염증을 일으키고, 0.1 μm 이하인 나노플라스틱의 경우 체내의 모든 기관과 혈액뇌장벽, 그리고 태반장벽까지도 통과하여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직경이 작아 조직 깊은 곳까지 침투가 가능한 PM2.5와 0.05 μ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안구표면에 더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여기에 중점을 두고 점막시스템 안정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마우스의 안구에 PM2.5 또는 0.05 μ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을 처리하여 안구건조증과 염증을 유도하는 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구 점막의 손상정도를 파악하고 손상으로 발생한 염증의 병태생리 특성을 규명하고 있습니다. 유해인자가 처리된 마우스의 안구는 눈물량이 감소하고, 눈물막이 파괴되면서 각막이 손상되기 때문에 눈물양과 형광표지분자(Fluorescein)를 사용하여 안구 건조증 정도를 분석하고 [그림 2], 주요인자의 발현 변화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마우스 모델의 안구 염증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점막을 보호하는 인자들’의 발현은 촉진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억제하는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하였으며, 이어서 신규 바이오마커에 의한 점막시스템의 보호기전을 입증하기 위한 단계에 있습니다. 또한, 본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이호영 교수님과 대기오염으로 생성된 납과 카드뮴 등의 유해금속이 인체에 흡수되어 호흡에 이상이 생기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의 점막 시스템을 회복시키기 위한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COPD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망 및 이환율을 보이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이 더욱 필요한 질병입니다. 따라서 COPD가 진행되는 병태생리기전을 규명하고, 손상된 점막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잠재적 신규 타겟을 발굴하여 기존과 차별화된 치료 전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림 2]. 본 연구실의 새로운 바이오마커 발견과 폐 상피조직의 보호기전 규명은 유해금속에 의한 손상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이라 기대됩니다.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 약물요법과 달리, 환자의 암 주변의 면역세포들의 기능을 강화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제입니다. 대표적인 면역항암제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 T 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CAR-T)는 암 환자의 체내에서 T 세포를 추출하여 강화 및 변형시킨 후 다시 체내로 주입하여 암세포에 대한 강력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환자의 체내에서 추출된 T 세포는 바이러스 벡터에 의해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발현함으로써 강화되는데, CAR는 단일사슬단편항체(Single chain variable fragment, scFv) 단백질의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암세포 표면에만 발현하는 고유한 항원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6]. 따라서 CAR를 발현한 T 세포는 암의 항원과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됩니다. 본 연구실은 종양 괴사 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 수용체 슈퍼 패밀리 중 하나로, 활성화되었을 때 암세포가 스스로 자멸하게 되는 Death receptor 4 (DR4) [7]의 신호를 활성화시키는 Agonistic anti-DR4 CAR-T를 제작하여 활성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주식회사 지뉴인텍, 인제대학교 김연정 교수님과 공동으로 CAR-T 세포 치료제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Anti-DR4 항체 정보를 토대로 암 특이적 DR4를 인식하여 활성화하는 Anti-DR4 CAR-T 세포를 설계 및 제작하였고, 제작된 Anti-DR4 CAR-T 세포의 특성 분석, 표적 세포 독성, In vivo 동물 모델에서의 약리 효과 및 독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CAR-T 세포의 특성을 평가하고, CAR-T 세포의 종양에 대한 약리효과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동물 모델로는 생체발광 종양 세포를 이식한 xenograft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여 Anti-DR4 CAR-T 세포 치료제의 약효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의 Anti-DR4 CAR-T 세포치료제 개발은 부작용이 없고 효과적인 개별 환자 맞춤형 항암 치료의 길을 열어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 연구실은 병태생리학 연구실로써의 설립된 역사가 길진 않지만 이전 생물의약품연구실에서의 연구 노하우와 비임상 질병 모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혈관 정상화 및 점막시스템 안정화 연구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질병의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임상 실험을 통해 신약개발에 밑거름이 되는 병태생리학 연구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향후 우수한 학생들이 본 연구실의 연구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앞으로도 사회와 국민 보건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연구들을 수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Ghosh M, Lenkiewicz AM, Kaminska B., The Interplay of Tumor Vessels and Immune Cells Affects Immunotherapy of Glioblastoma, Biomedicines. 2022;10(9):2292.
Su Jung Hwang et al., Ginsenoside Re inhibits melanogenesis and melanoma growth by downregulating microphthalmia-associated transcription factor,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2023 Sep:165:115037
Su Jung Hwang et al., miR-125a-5p attenuates macrophage-mediated vascular dysfunction by targeting Ninjurin1, Cell death & Differentiation, 2022 Jun;29(6):1199-1210.
Jan Holmgren and Cecil Czerkinsky, Mucosal immunity and vaccines, Nature medicine, 2005 Apr;11(4 Suppl):S45-53
Prakash Thangavel et al., Recent insights into particulate matter (PM2.5)-mediated toxicity in humans: an overview,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22 Jun 19;19(12):7511
Raje N, Berdeja J, Lin Y, et al., Anti-BCMA CAR T-Cell Therapy bb2121 in Relapsed or Refractory Multiple Myeloma, N Engl J Med. 2019;380(18):1726-1737.
Wiley SR, Schooley K, Smolak PJ, et al., Identific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a new member of the TNF family that induces apoptosis, Immunity. 1995;3(6):673-682.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학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박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박사후연구원
미국 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 박사후연구원
인제대학교 약학대학,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부교수
